마블의 아이언맨의 대흥행을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히어로물이 불가능한가? 그에 대한 답을 하는 영화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이다. 유쾌한 한국형 히어로물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전우치를 소개한다.
1.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
2009년 12월 23일 개봉했다. 150억을 들인 최동훈 감독의 한국형 히어로물로 주인공은 강동원. 총관객은 606만이 들었는데 이때같이 개봉한 영화가 전설의 영화 아바타임을 감안하면 정말 큰 흥행이다. 전우치는 조선시대의 도사로 역사 기록의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전우치전이라는 작자 미상의 소설로 더욱 유명하다. 소설 속의 전우치는 도술로 벼슬아치들을 놀리거나 호리병 안에 들어갔다 나오는 등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묘사되어 있다. 영화에서도 전우치전의 여러 일화들을 그대로 에피소드로 만들었는데 왕을 속여서 금을 백성들에게 나눠주게 하는 장면이라든지 과부를 보쌈하는 것등 원작을 반영한 부분이다. 기득권층에게 약탈을 해서 가난한 백성을 돕는다는 모습으로 홍길동전과 유사성을 들기도 하지만 전우치는 실존인물이라는 점과 홍길동이 진지한 도적이라면 전우치는 그야말로 도술로 짖궂은 장난도 서슴없이 하는 악동스럽고 유쾌한 면이 부각되는 인물이라는 점이 극명하게 다르다. 아마 이러한 전우치의 모습이 최동훈 감독이 전우치라는 인물에게 마음이 가게 된 이유일 듯하다. 그렇게 탄생한 유쾌한 한국형 히어로 전우치의 탄생.
2.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을 둘러싼 인물들
전우치 영화의 대략적 줄거리를 말하자면, 500년 전 조선시대에 요괴들의 손에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들어가게 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신선들은 천관대사와 화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둘은 요괴를 물리치고 만파식적을 두개로 나눠서 각각 보관하는데 그중 천관대사의 제자가 전우치. 전우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도사이긴 하지만 천방지축이라 둔갑술로 임금을 농락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 그러던 중 스승인 천관대사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그 범인으로 전우치가 누명을 쓰게 된다. 전우치와 그의 오른팔 초랭이는 벌로 신선들에 의해 그림족자에 갇히게 된다. 그 후 2009년 갑자기 봉인된 요괴들이 풀려나고 신선들은 다시 요괴들을 봉인할 인물로 전우치를 불러내게 된다. 천방지축 전우치가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을 지키고 그를 둘러싼 요괴들과 맞서 싸우는 것이 대략의 내용. 전우치의 큰 흥행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cg와 최동훈 감독의 탄탄한 연출과 스토리가 있지만 누가 뭐라 해도 배우들의 힘이 크다. 특히 주인공 강동원은 지금도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 전우치가 대표적인 자신의 캐릭터 중 하나이다. 도술보다 얼굴이 무기인 히어로인 셈. 전우치의 오른팔로 나오는 초랭이 역의 유해진은 처음엔 말 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개였고. 전우치가 최고의 도사가 되면 자신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꿰임에 넘어가 전우치의 말에 충성한다. 결국은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가장 놀라운 점은 패랭이는 여자였다. 전우치의 강력한 적인 화담 역의 김윤석. 자신에게 요괴의 피가 흐르는지도 모르고 만파식적을 보관하는 인물로 천관대사를 죽이고 전우치에게 누명을 씌운다. 어떠한 역할이라도 찰떡같이 해내는 우리나라 1등 배우는 역시 판타지물에도 찰떡이다.
3. 전우치 2편을 기다리며
전우치가 성공한 후 후속편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전혀 소식이 없다. 주인공 강동원은 후속편이 나온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희망은 없어 보인다. 그러던 중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외계+인의 내용이 현재와 고려 시대를 오가는 판타지라는 점과 고려 시대에 도사가 나오는 점 등을 들어서 여러모로 전우치를 떠올린다는 평이 많다. 외계+인의 고려시대 도사는 안타깝게도 강동원이 아니라 류준열인데 중간에 도사란 무엇인가라는 대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전우치를 의식한 오마주적인 대사로 보인다. 외계+인은 전우치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들인 영화로 1편 2편 나누어 개봉되는데 올해 개봉한 1편은 최동훈 감독의 영화 중 유일하게 흥행에 실패했다. 전우치 때도 단점으로 거론되었던 과거와 현재를 너무 복잡하게 오가는점 그에 대한 설명의 부족 등이 외계+인에서도 반복적으로 단점으로 지적이 되었다. 하지만 2편은 그런 아쉬운 점을 극복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외계+인 개봉을 계기로 전우치를 다시 보거나 혹은 처음 접하거나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다시금 2편에 대한 기대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강동원 배우가 더 나이 들기 전에 다시 한번 전우치로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댓글